Tuesday, February 28, 2006

책 인쇄 공장 견학기










안녕하세요.
Izaka, 이창수입니다.




최근들어 별명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기존의 '100m서보면 이정재', '벗으면 유승준'(전부 조건부 별명이죠?) 에서
'거짓말쟁이', '허풍선', '전혀 신뢰감을 주지 못 하는 lazy-ass'로 별명이 변해가고 있습니다.

맨날 '나온다 나온다'해 놓고 안 나오는 책에 대한 기대가 커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혹시 모르시는 분을 위해 - 저기 100m 앞에서 이'모' 연예인을 닮은 사람이 저입니다 - 벽화에
그려져 있는 사람 말구요...^^:;;]


허나,
지난 수요일! 극비리에 제가 파주 출판 단지에 다녀왔습니다. (그렇죠, 싸이월드에 안 올리면 모든 것이 '극비'가 되지요)
제 책이 인쇄소에서 찍히는 모습을 지켜 보기 위해서 입니다.

지난번 책 '나쁜 여행' 때는 군대에 있었기 떄문에, 외박을 나와서 서점에 발매된 책을 받아 봤을 뿐 그것이 어떤 공정을 거치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인쇄소 - 즉, '책공장'에 가서 제 책이 만들어 지는 것을 눈물을 훔치며 (약간 과장을 하자면 그렇다는 얘기죠) 지켜보았습니다. 감동, 또 감동...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집 3권에 보면, 공장 견학기가 나오는데, 저도 '책 공장'에 대한 견학기를 짤막하게 써 보겠습니다. 지금은 열심히 쇼트트랙을 보고 있느라 비몽사몽간에 글을 쓰고 있지만, 메시지 만큼은 확실히 전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우선 충무로에 있는 성광사에서 끝까지 디자이너-편집자-작가의 삼각관계에서 첨예한 대립을 하게 했던 표지의 최종판을 꺼냈습니다.
표지를 위해서 5장의 필름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다지인을 공부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자세한 설명을 드리자면...흠, 저도 잘 모릅니다. 옆에 계신 디자인공부하는 친구들에게 물어 보시죠.

[ 필름에 찍힌 제 모습입니다. 한장처럼 보이지만, 사실 5장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CMY 색을 잘 섞어서 칼라를 내는 것인데, 여러분이 보시는 책들 중 흑백은 1도, 단색은 2도, 컬러는 4도라고 합니다. 그것이 필름의 숫자를 결정을 합니다.
제 책의 표지는 5도, 즉 5장의 필름을 사용합니다. 그 이유는 CMY가 만들어 내지 못 하는 별색을 집어 넣기 위해서이지요. 은색과 야간 주황빛 도는 핑크색이 사용됐습니다. 상당히...빤딱빤딱한 표지가 되겠지요?^^


필름 출력소에서 일하시는 직원분이 종이를 이용해 여러 장의 흑백필름을 조심스럽게 종이에 싸서 주셔서 건네주셨습니다. 그 필름을 들고 성광사를 나와서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지하철을 타고 대화역으로 향했습니다. 편집자님은 제게 필름간수를 잘 하라고 부탁했습니다. 만약 필름에 스크레치가 생기면, 앞으로 몇만, 혹은 몇 십만권까지 (아싸) 찍힐지 모르는 책 전부에 흠집이 생기게 되고, 그렇게 되면 수많은 젊고 아름다운 여성팬들이 저희 집 앞까지 찾아와 환불 항의를 하는....(이하 생략 ->어이가 없죠?)

어쨌든, 대화역에서 인쇄소 영업사원의 라이드를 받아 출판소를 향했습니다.
약 25분 정도를 가니, 자유로를 넘어 파주의 출판단지가 펼쳐졌습니다.

정부의 힘찬 지원으로 조성된 출판단지이지만, 아직 아파트가 완공되지 않아 동네사람이라고 부를 만한 사람없이, 허허벌판에 네모난 공장들이 듬성듬성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공장들이 어마어마 하게 큽니다.

이 출판단지가 얼마나 초창기 준비단계에 있냐면요, CGV가 하나 있는데, 토요일 프라임 타임에 가더라도 혼자서 영화를 볼 수 있을 정도로 썰렁하다고 합니다. 그러면 식사는 어떻게 해결하냐고 묻자, 출판단지 내에 배달이 되는 곳이 두군데 있다고 합니다. 하나는 중국집이고 하나는 분식집인데, 그 중 중국집은 워낙 음식맛이 떨어져 자장면을 먹지 않으면 나을 수 없는 그런 요상한 병에 걸린 사람이 생기기 전까지는 절대 시키지 않는다고 합니다. 호기심이 발동해 자장면 한그릇을 시키자고 하려고 했지만, 보수적인 편집자님의 눈쌀에 못 이겨 떡볶이+김밥+순대로 점심을 떼웠습니다.

교양과 지식과 감성을 담는 책이 만들어 지는 곳, 참으로 낭만적인 곳 같지요?

하지만 할리우드 스튜디오같은 큰 상자 모양의 인쇄소 안으로 들어 가면, 철컹철컹, 쿵쾅쿵쾅 기계 소리가 유별나게 들립니다. '어둠 속의 댄서'의 공장 씬이 생각 났습니다.


[인쇄 공장 '책공장'의 모습입니다. 썰렁하죠?]

[여느 공장과 다를 바 없는 내부의 모습입니다]


[60년대 SF 영화에 나올만한 그런 기계들 모습입니다. 단추가 많고, 계속해서 삐비빅 소리를 내는 ...하지만 이 기계들이 만들어 내는 퀄리티는 세계 최고입니다]


인쇄를 담당하는 기사분들 두분과 영업부원님, 그리고 편집자님이 열띤 토론을 벌였습니다.
제 책은 이번에 '이라이트'라는 비싼 용지에 인쇄가 되는데, 이 종이는 약간 노란띠를 주는 용지로 약간 빈티지스러운 느낌을 주지만 색깔을 잘 안 먹고 지분이 많이 생기는 문제점이 있어서 세심한 배려가 요구된다고 합니다. 저는 뭐가 뭔지 알 수가 없어 구경을 하다가 공장 사진을 찍으러 돌아 다녔습니다. 공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마치 하회마을을 열심히 사진찍어 대는 일본사람 구경하시듯 저를 보시다가 다시 하시던 일을 마저 하셨습니다.


책은 필름을 가져 와서, 그것을 출력하고, 그 다음 그것을 제본을 해서 책으로 만듭니다. 쉽게 말해, 기본적인 방식 원재를 갖고 오면, 그것을 가공시키고, 그것을 완제품으로 만드는 공정은 동원참치를 만드는 과정과 같은 것입니다.

'흠, 이 색은 조금 너무 어둡지 않나요?'
'아, 지금 이 이라이트 용지위에서 색이 잘 스며들지 않아서 그러는데, 색을 말리면 조금 더 밝아질 겁니다'
'아, 그래요? 그래도 한 두톤 정도 높여서 뽑아주세요. 그리고 이 곳의 빨간 색은 가제본의 색깔하고 약간 차이가 나는데, 빨간 색을 조금 빼주시고, 그린을 조금만 높이는게 좋을것 같네요'

[제가 보기에는 똑같은 종이 여러장을 펼쳐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이고 계십니다]

그리면 두톤을 높이는 과정과 색깔 조정이 들어 가죠. 약 30분 정도가 걸리는데, 그러는 동안 저와 편집자는 이층 대기실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합니다. 대부분 프로모션에 관한 것이지요. 빠른 시간내에 초판을 다 팔 수 있을까를 이야기했습니다. 결론은 '열심히, 부지런히 프로모션을 한다'로 나왔습니다. -.-;;;

잠시 후 영업부에 계신 분이 올라 와 커피를 타 주시고, 이런 저런 출판사업에 대한 이야기, 종이에 대한 이야기, 인쇄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저는 세계 리코더의 거장들이 모인 자리에서 새로운 송나무 리코더 T-100에 관한 리뷰를 하는 것처럼 들립니다.

그리고 다시 1층에 내려 가서, 색깔과 명암을 결정하게 됩니다.

'흐흠, 여기선 이창수씨의 턱선이 안 사는데...좀 더 콘트라스트를 주세요'
'턱은 이정도면 되지 않을까요. 충분히 얼굴 윤곽은 산다고 보는데요'
'그래도 한번만 더 뽑아주세요'

[색깔을 만드는 기계들입니다. 수많은 페인트와 빨강,노랑,파랑, 그리고 먹색을 결정하는 기계입니다. 기계의 굉음 소리와 전혀 안 어울리는 귀여운 색깔이죠?]



[여러분은 저 두 사진의 색 차이가 보이시나요?]


2층에 가서 다시 30분간 담화.

그리고 편집자님이 영업부원께 물어 보죠.

'여기 있는 이 학생, 어디서 본 것 같지 않나요?'
'글쎄요...잘 기억이 안 나는데...혹시 TV에 나오지 않았나요?'
'예, TV에도 나왔어요'
'그런데 ..하하...잘 기억이 안 나네요...'

'....표지에도 나왔던 분이잖아요..^^:;;'

'앗, 그렇습니까? 표지에는 굉장히 터프하게 보이던데...실제로는...안경을 쓰셔서 그런지...하핫...'



....그렇죠. 아까 '이창수씨의 턱선'에서도 '이창수'가 누군지 몰랐다는 이야기입니다. 다시 말하면, 그분에게는 오직 색채와 명암으로만 사진을 볼 뿐이라는 것이죠. 상당히 프로페셔널한 면입니다.


[돋보기로 저렇게 망점 하나하나를 살피니 제 얼굴이 눈에 들어 올릴 리가 없죠]

인쇄 기사님들 사이에서도 '아, 저사람이 모델이예요?'
... 책이 무엇에 관한 것인지도 모르고,
제가 책에 나오자, 여행기를 장식하는 모델로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워냑 몸의 모양새가 좋기 때문에...(생략 -하지만 왜 작가가 그곳까지 따라갔는지는 끝까지 이해하지 못 했던 것 같습니다. 원래 그런 일은 흔치 않죠.)

표지를 보는 데에는 더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별색을 쓰는데, 밤 늦게까지 기다린 결과, 책의 표지의 색을 볼 수 있었는데, 약 두번의 수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마지막 코팅을 거치면 색깔이 한톤 더 어두워진다고 하는데, 아직 표지가 다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결정하기 힘들었습니다.
[책은 한장한장씩 뽑는 것이 아니라, 저렇게 16장을 한꺼번에 큰 종이에 뽑은 다음에, 페이지 수에 맞게 잘라서 제본을 하는 것입니다]

시간이 되지 않아, 띠지는 확인하지 못 하고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아직 완공되지 않은 파주 출판단지의 밤은 무척이나 어두웠습니다.

자, 주말 동안 철컹철컹, 쿵쾅쿵쾅, 제 두번째 책이 찍히게 되었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다음주 화요일, 혹은 목요일, 서점에서 제 책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기계 위에 올려진 제 책의 표지 모습입니다. 아하하, 기엽져?]

...으흐흑, 저도 모르게 갑자기 눈물이...ㅠ.ㅠ

화이팅입니다~^^



p.s: '이창수씨, 우리는 끝까지 신비주의야. 마지막까지 표지를 공개해서는 안돼',

'멀리서 본 것도 안 돼요?' ,

'안 된다니까요. 쫌 만 더 기다려요'

...라는 대화에도 불구하고, 쪼금 공개한 것들이 있습니다. 작가의 용기를 볼 수 있는 부분이졍. 아무튼, 다음주에 속시원하게 모든 것을 공개하죠.
...그런데 저만큼 이 책을 기다린 사람도 있을까요?

2. 쇼트트랙, 금메달 두개 따는 것 확인했습니다. 저도 이제 잘래용...@.@

끝으로, 멋진 샷 한장!



있는 힘껏, 끝까지 정진!


Wednesday, February 01, 2006

Friday, November 25, 2005

Mount Vernon Campus in Washington DC






[캠퍼스 교정 한가운데 있는 정자와 분수대입니다]

워싱턴에서의 짧은 유학생활은 miserable과 horrible을 왔다갔다 하고 있습니다.

이곳에 온지 3개월이 지났네요. 계속해서 워싱턴에 관한 글을 쓰기 위해
여러번 끄적끄적 댔는데, 대부분 저도 모르게 이야기가 픽션화면서
누군가에게 잔인하게 해를 끼치는 결말로 끝나서 글을 실을 수가 없었네요.
아마 너무 가까운 곳에 부시대통령이 살고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얼마전 한국도 방문했었죠? 무사히 돌아간게 신기합니다)

미국에 오면 많은 것이 달라질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세계 어디에나 존재하는 보편적인 법칙은 분명 존재하나 봅니다.
미국으로 오기 전에 바랬던 일들 -얼굴도 좀 서구적으로 변하고,
친구도 생기고, 복권에 당첨되는 일들-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대충 제가 뭐하고 지내는지 말씀을 드리자면,
아침에는 토스트 구워 먹고, 숙제도 조금하고,
살짝 낮잠도 자면 지내고 있습니다. 집에서 쉬는데 지치게 되면
학교 가서 출석도 하고 합니다.

남는 시간에는 늘 그렇듯 책을 읽던가 일요일에는 교회에 가 복권에
당첨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가끔씩 하늘을 보며 '내가 정말 작가였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처럼 배고픈 것은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리차알드 기어얼'(제 발음을 기준으로 표기했습니다)가 주연한
'뉴욕의 가을'아시나요? 그영화 재미있나요? 저는 못 봤습니다.
하지만 제가 소풍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은, 뉴욕의 가을이 어떻던 간에
워싱턴의 가을 역시 무지 아름답다는 것입니다.

3주전 버지니아 주에 있는 국립공원 Shenondouh에 가서 교회사람들과
단풍 놀이를 하며 찍은 사진들을 훑어 봤습니다.
얼룩덜룩한 자연이 높은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그 모습은
가슴 뭉클할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미국 아저씨가 열심히 가족사진을 찍는 장면이 보기 좋았습니다]






아쉽게도 제가 차가 없기 때문에 다시 Shenondouh 국립공원에는 가지 못 했습니다. 그래서 대역을 쓰기로 했습니다. 바로 제가 머물고 있는 MT Vernon 캠퍼스입니다.
사진기를 들고 무작정 밖으로 나갔습니다. 석양이 기가 막히게 예뻐
눈을 감고 찍어도 그림 같은 사진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저 밑에 다정해 보이는 커플이 보이시죠? 제가 아는 커플인데,
알고보니 싸우고 있는 것이더군요]


MT Vernon 캠퍼스에는 6개의 기숙사 건물과 매점 한 개,
그리고 아무도 안 읽을 것 같은 책들만 빽빽하게 모아 놓은
Eckles Library가 있습니다.
이 캠퍼스를 천천히 돌아 보는데는 5분 정도가 걸립니다.
건물들 외에는 캠퍼스가 온통 잔디와 나무들로 덮혀 있기 때문에
매우 비싼 사립 수용소에 들어 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거주자의 90%가 일학년이라 저 같은 복학생과는 놀아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복학생이 인간대접을 받지 못하는 것도 보편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반경 10분 이내에 상점이 하나도 없습니다.
캠퍼스안에 있는 매점에서는 생필품과 과자, 기름진 피자,
그리고 더 기름진 햄버거를 팝니다.

워싱턴 시내와 MT Vernon을 연결하는 것은
Vernon Express 라고 불리는 셔틀버스입니다.
이 셔틀버스는 지각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가장 좋은 친구입니다.
Vernon Express 사무소에서 공지한 시간에 정류장에 나가면
어김 없이 학교에 늦게 도착합니다.
물론 가끔 제시간에 출발하는 경우도 있기 합니다만,
그런 실수가 흔한 것은 아닙니다.
[지각대장들의 나이스 프랜드, Vern Express]


덕분에 MT Vernon에서는 도둑 걱정이 없습니다. 도둑이 물건을 훔쳐
도망가더라도, Vern Express를 기다리던 도중 모두
UPD(University Police Department)에게 붙잡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메인 캠퍼스와 상당히 떨어진 이 캠퍼스는
GWU의 기숙사와 여가용도로 쓰이고 있지만,
사실 이곳은 예전에 여자대학으로 쓰이던 곳입니다.
처음에 이 곳에 와서 이 소식을 듣고 많은 것을 기대했습니다.
저도 모르게 대학생활 말년의 로망을 떠올리게 되었죠.
아쉽게도 제가 약 30년 정도 늦게 이 곳에 도착하는 바람에
여자대학교 시절만큼 여학생이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한편으로는
30년 전 이 곳에서 백마탄 왕자를 기다리던 여학생들에게
대단한 미안한 마음입니다.

캠퍼스 입구를 들어서서 조금 가면 나오는 곳은 사커필드입니다.
MT Vernon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곳입니다.
가끔씩 이곳에서 GWU 라크로스 여성부 연습 & 경기가 있는데,
지나가는 사람을 서 있는 자리에 꽂아 세워 놓는 매력이 있습니다.
팔등신의 아가씨들이 잠자리채를 들고 서로 부딪치며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것을 보면 혈액순환도 빨라지고,
식욕도 왕성해지는 것 같습니다.
[여성부 라크로스 경기가 없는 텅빈 교정에서]

Vern Express의 랜덤한 서큘레이션과 텅빈 사커필드와는 상관 없이
하늘은 매우 높고 아름다웠습니다.
하늘 앞에 서 있는 시계탑 역시 제가 좋아 하는 곳입니다.
손목시계를 들여다 보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시간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방에는 식물을 키우는데, 제임스와 카일라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별로 기분이 좋지 않은 날 이름을 생각해 내서 예쁜 이름을 붙이지는 못 했습니다.
사진에서 오른쪽에 보이는 것이 제임스입니다.
이름을 바꿀까도 생각해 봤습니다만, 제가 아무리 상업작가라고는 해도,
작가가 자신의 기분에 따라 한 생명체의 이름을 마구 바꾸는 것은
도리에 맞지 않다고 판단해 그냥 뒀습니다.

[사이좋게 물을 나눠 마시는 제임스와 카일라]


식물을 키우는 것은 참으로 좋습니다. 동굴 같은 제 방 안에
저와 함께 숨쉬는 것이 있다는 사실이 기분을 좋게 만듭니다.
얼마 전 핸드폰을 사기 전까지는 제임스와 카일라가 유일한 대화상대였습니다.
방안에 있는 유선전화가 있긴 합니다만, 전화를 걸어 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고는 하는데,
전화를 받아 주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러면 다시 슬퍼져 식물에 물을 주고, 잠시 누웠다가 글을 씁니다.


가을을 타는 것은 저 뿐만이 아닙니다.
제가 방에서 기르는 제임스와 카일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제임스의 푸른 색이던 잎파리가 몇 장이 갈색으로 변했습니다.
몇몇 친구들이 제임스와 카일라에게 물을 줄 것을 요구했는데,
그것은 그들이 잘 모르고 하는 얘기입니다.
분명 제임스와 카일라 역시 주인을 닮아 가을을 타고 있는 겁니다.



혹시 여러분 중에도 가을 때문에 고생하시는 분 계신가요?
걱정마세요. 곧 더욱 비참한 겨울이 다가 오고 있습니다.
괜히 '오늘을 즐기자,카르페 디엠'이란 말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 곳 생활에 관련해 해 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습니다만,
다음 기회로 미뤄야 겠습니다. 이제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식사시간이거든요.
오늘은 짜파게티와 계란말이를 먹을 생각입니다.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Sunday, September 04, 2005

Lincoln Memorial







[this gigantic 'white' man is Abraham Lincoln. The small man is Izaka June]

Hi, Everyone. I just got here in DC!



I go to George Washington University as an exchange student, from September to December 2005!





이곳은 미국의 수도 Washington D.C.입니다. 얼마 전까지는 적응하느라 상당히 힘들었는데요즘은 더 힘듭니다. 열흘간, 아주아주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한국에 J양을 빼놓고 오는 큰 실수를 했군요. 보시는 사진은 링컨 기념관에 앉아 있는 링컨아저씨와이작가입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에 나오는 카스트로 사진을 따라해 보았습니다. 이곳에는 아주아주 이쁜 여자들이 많지만, J양에게 '눈을 씻고 봐도 한명도 없다'고 말을 했기 때문에 사진을 보여 드릴 수가 없습니다. 남자분들, 죄송합니다. 학기가 시작되서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모두들 영어를 씁니다. 덕분에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없게 됐습니다. 좋은 점이 있다면, 필요없는 말을 안 하게 됐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필요한 말도 안 하게 됐네용. 모두들 건강하세요.

Monday, April 11, 2005

9 reasons you should go to Cuba before you die

9 reasons you should go to Cuba before you die



다음의 9가지 이유로

나는 당신이 죽기 전에

꼭 쿠바를 가기 바란다.





1. 말레콩의 물벼락을 맞기 위해 (말레꽁,HAVANA)



2. 아침 햇살을 맞으며 신에게 감사하기 위해 (팔마, Santiago de CUBA)




3. 늦은 밤 400원짜리 식사를 하며 여유있게 웃어 보기 위해 (NIquero)



4. 일흔이 넘어서도 살사를 추는 사람들을 보며,


당신이 나이에 갖고 있던 관념을 산산조각 내버리기 위해 (Niquero)



5. 아무도 의식하지 않은 채, 나만의 리듬 속에서 환희를 느끼기 위해 (발락, 파르케 나시오날 데 그란마)


6. 영원히 웃음을 잃지 않은 사람들을 만나 보기 위해 (쿠바 시골 학교 아이들)



7.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가에 발을 담궈보기 위해 (란초 루나)



8. 영웅의 발자취를 걸어 보기 위해 (산또 도밍고)



그리고...




9. 아무도 없는 곳에 떨어져,
오랫동안 잊고 지내던 나 자신과의 조우를 위해

(파르케 나시오날 데 그란마)

이러한 이유로난 당신이 죽기 전에 쿠바에 꼭 가봐야한다,라고 굳게 믿고 있다.

'I can do it',
이것으로는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다.
위대함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은 오직 ,
'I WILL do it' -조지 번햄-



Friday, April 01, 2005

Varadero







Varadeo, hidden paradise, 200 km East of Havana

Sunday, March 27, 2005

Guarapo Frio


[Santa Clara, Cuba]

저기서 사탕수수 음료를 시켜 먹었다. 너무 달아서 문제지만,
그래도 100% 천연주스라 맘놓고 먹었다.싸기도 엄청 싸고...(한잔에 40원)

Friday, March 25, 2005

Vinales



[Vinales, Cuba]


할아버지는 밭을 갈고아해는...바지를 안 입고 있다하루 종일 쳐다보고 있어도 싫증이 나지 않았다

Wednesday, March 23, 2005

Izaka on TV


[Izaka on 'Worldnet', KBS]

3월 21일 KBS 1TV에서
쿠바 자전거 여행 4부작의 첫방송이 있었습니다.





상당히 많은 사람이 본 것 같습니다. 알아 보는 사람도 있고,
친척분들, 친구들에게 전화도 오더군요.

기쁜 소식인데,
기뻐할 힘이 하나도 없네요.

늘 열심히 살아야 겠다고,
늘 뼈를 깍는 고통을 견뎌내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실패는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그러나 최선을 다하지 못한 것을 깨닫는 것은 몇 배 더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화이팅

p.s: 쿠바 사진 몇장 올립니다. 이 사진들을 보고 있으면 나름 힘이 솟습니다. 불쑥불쑥~^^



다비드와 할아버지. 산타 클라라 카사 파티쿨라에서
- 할말이 많은 사진. 설명은 다음으로 미루지요.


그렇게 무서운 얼굴로 지나가던 할아버지에게,용기를 내어 카메라를 들이 댔다.
씨익 웃으시는 할아버지. 무차스 그라시아스

-쿠바 산티아고 데 쿠바 인근




(올드 하바나 풍경)


쿠바 자전거 이야기를 자꾸 미뤄서 죄송합니다. 열심히 살겠습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평생에 걸친 로맨스의 시작이다.

-오스카 와일드




Bicycle Man




자전거형 인간에 대해


사람을 규정하는 데에는 다양한 인간유형이 있을 수 있다.어떤 사람들은 사람을 혈액형으로 구분하고, 어떤 사람들은 성별로, 또 어떤 사람들은 종교와 인종, 심지어는 외모로 호감/비호감 형을 나눈다. 이것은 사회구성원인 사람을 이해하기 편하게 하기 위해 임의로 설정해 놓은 것으로,최근 사이쇼 히로시가 '아침형 인간'이라는 새로운 인간상을 만들어 내기 전까지 그런 인간형이 존재하지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었다.
대체 나는 어떤 사람인가, 라는 것에 대해 골몰해 보다가나는 '자전거형 인간'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내가 생각하는 자전거형인간 - 훨씬 더 빠르고 편리한 다른 이동수단을 거부하고 자전거로 돌아다니는 인간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Forest Gump 적사고

내가 자전거 타면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별로 생각하는 게 없다. 자전거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나의 장래라던 지, 우리 나라의 외교문제, 경제 상황 같은 무거운 주제에 대해 자전거 안장에 앉아 오랜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볼 생각이었다. 그런데 안장 위에 오르면 이런 생각은 잘 떠오르지 않는다. 억지로 이런 생각을 떠올리려고 해도 금방 “그런데 오늘은 뭘 먹지?” 같은 좀더 본질적인 문제가 머릿속에 밀어 닥친다. 아마 자전거가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여행이기에 두뇌 에너지 소비량을 줄이려고 본능적으로 쉽고 편한 생각만 하게 되나보다.

자전거 여행은 분명 힘들다. 솔직히 말하면,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몸도 건강해야 하고, 여행의 가장 위험한 순간인, “내가 왜 이런 곳에 와서 바보같이 자전거나 타고 있지?” 라는 의문이 들었을 때는 재빨리 생각의 주제를 삶의 의미라든지, 재미있는 영화, 혹은 이효리 등으로 바꾸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내 페달질을 멈추고 버스로 갈아타게 된다.

2. 간디 만큼의 욕심

자전거 여행을 위한 준비물은 끝이 없다. 우리나라를 일주할 때는 조그만 배낭 두 개로도 끄떡없었다. 하지만 여행이 지날수록 나의 욕심은 커져 간다. 더군다나 시행착오를 통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더 잘 알게 된다. 그리고 가져올 수 없는 것을 지속적으로 떠올린다. 냉장고, TV, 전자레인지가 이런 불가능한 준비물에 속한다. 최근에 새롭게 가져가고 싶은 것이 생겼다. 바로 ‘나이트클럽 웨이터’다. 나는 원체 숫기가 없어 여자들에게 말을 걸 때 쑥스러움을 많이 탄다. 바로 이럴 때 자연스럽게 ‘부킹’을 도와줄 사람이 한명쯤 있었으면 하고 가끔씩 생각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갖고 여행할 수는 없다.

진정으로 자전거 여행에 필요한 것은, 자전거와 나뿐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3. 때로는 박쥐의 눈과 베토벤의 귀를 가져야 한다
박쥐는 거의 장님에 가까울 정도로 시력이 안 좋다. 만약 박쥐사회에 안경이란 것이 존재한다면, 그 안경알의 두깨는 여느 냉장고보다 두꺼울 것이다. 그 정도로 근시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에게는 근시안적인 태도가 가끔씩 필요하다. 자전거로 3500km를 달린다고 생각하는 것은 끔찍하다. 하지만 '목적지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겠지만, 오늘도 역시 60km를 달리는 거다'라는 생각은 그리 어렵지 않다. 앞서 1번 항목에서 말한 내용처럼, 자전거형 인간은 무식하기 때문에 자신이 같은 생각으로 60일간 달려 왔다는 것을 깨끗이 잊는다.

자전거형 인간은 비자전거형 인간의 조롱에 시달릴 때가 많다. 왜 그렇게 미친 짓을 하느냐라고 물었을 때, 그냥 못 들은척 무시해야 할때가 많다. 자신이 베토벤의 귀라도 가진냥 말이다.

4. 해에 대한 고흐의 열정


자전거형 인간은 ‘혹시 더 열심히 할 수도 있었냐’고 물었을 때, 대답을 망설여서는 안 된다.
고흐가 Starry Night나 해바라기를 그리면서 중간중간에 쨈바른 빵도 먹고 포도주도 홀짝이면서'더 열심히 그릴 것 그랬어. 붓터취도 더 강렬하게 하고, 원도 더 큼지막하게 하고 말이야'라는 말을 하는 것을 상상하기는 힘들다. 일단 일을 시작하면, 그의 눈에는 아무것도 들어 오지 않았을 것이다.
여기에 광기가 더해지면 더욱 더 무서워진다. 같이 아를의 노란집에 살던 고갱이 자신의 그림에 핀잔을 줬을 때 자신의 귀를 잘라 낼 정도로,자신의 일에 대한 후회를 용납할 수 없었던 것이다.

고3때 수능을 백일 앞두고 삭발했다. 그리고 오른쪽에 내가 원하는 점수를 세겨 넣었다. 이것은 두가지 목적을 가진 것이었다.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그렇게 해야지만 나중에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난 최선을 다했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거울을 볼때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재수없다'라는 시선을 보낼 때, 더욱 더 긴장하게 됐다. 후에 ‘나도’라는 말을 집어 넣었다. ‘나 혼자만이 좋은 점수를 얻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물론 그렇다고 사람들이 곱게 봐준 것은 아니다. 왜 그랬는지, 후에 뒤통수에다 '창수'라는 이름을 집어 넣었다.

목표를 앞에 두고는 절대로 힘을 남겨 놓지 않는다. 여력이 남아 있다는 것은, 끝까지 해 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한 셈이다. 일을 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뭐라고 말하느냐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일이 끝났을 때, 그들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 수 있는 자신감만 있다면.
자전거를 탈 때도 마찬가지다.


5. '동수'친구

혼자 자전거를 타다보면 심심하다. 그러면 세상의 모든 사물과 이야기 할 수 있는 힘을 키워야 한다. 하늘의 별을 보더라도, 별 하나에 추억과 사랑과 쓸쓸함과 동경과 시와 어머니를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지나가는 '동수'와도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하다보면 같이 여행을 가는 인형들이 얼마나 말이 많은지 알게 된다.
단, 사람들이 많은 데서 그러면 조금 곤란하다. 신기하게도 비자전거형 인간 중 '동수'가 보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내 친구 치키와 동수]


자전거 여행을 하는 사람은 신도 볼 수 있어야 한다.
밤 늦은 시간 하바나 뒷골목에서 강도를 만났을 때,
농장 한가운데 쥐가 득실대던 방에서갑작스럽게 정전이 되었을 때,
비가 쏟아지던 날 아무도 없는 숲속을 혼자 자전거로 하루 종일 달려야 할 때,
신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면, 여행을 중간에 포기했을 것이다.

내 뒤에 앉아 웃고 계신 신이 나를 지켜준다는 생각이 있어야 한다.
그 생각을 잊느다면, 아무데도 갈 수가 없었을 것이다.





요약하자면 이렇다.

자전거형 인간은,
I can 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I Do 라고 말한다.

'그정도는 나도 할 수 있어'라는 말로 할 수 있는 일은
세상에 아무 것도 없다.

Sunday, March 20, 2005

Old Havana and 'Che'

Meeting 'Che'


[Harbor, Havana]

Thursday, January 27, 2005

Che Guevara


(그를 볼 때마다 나는 이런 질문을 한다. 우리는 무엇을 포기할 수 있는가? 나는 나의 무엇을 남을 위해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 세상 사람들이 자신의 한가지만 포기하더라도 이 세상은 지금과는 정말 다른 모습일 것이다)



쿠바에 가고 싶다



그 곳에 가서체게바라를 만나고 싶다.


체게바라...20세기의 위대한 영웅 중 한 사람.그것도 독특한 차원의 영웅; 내가 꼽는 20세기의 영웅 중 유일하게 무력을 사용한 사람 이 시대의 영웅은 누구일까?만약 이 시대의 영웅이 존재하지 않다면,앞으로도 우리는 영웅을 꿈꿀 수 없는 것 일까?



체게바라,나는 '휴머니스트'로서의 그를 존경한다.인류에 대한 사랑으로자신의 딸은 더 나은 세상에 살길 바라면쿠바의 혁명에 참여했다.그를 만나고 싶다.그가 남긴 것이 무엇인지를 보고 싶다.쿠바는 영웅의 그림자가 너무나 크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내년이면 나도 25살,25살의 눈으로 본 쿠바는 어떨까,우리에게 쿠바는언제부턴가 '북한 아류'로 자리잡혀 있다. 망해가는 사회주의 국가가 아닌쿠바로서의 쿠바미칠 정도로 궁금하다.자전거를 타고,체게바라와 쉴세없이 이야기를 나누며그곳으로 떠나고 싶다.



앗, 그 전에 그에게내 자전거주변에선 'No Smoking'이라고 말해줘야지영웅이라도, 그 정도 예의는 지킬 수 있지 않을까